한국타임스가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외교적 위상 강화와 문화 홍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이 무역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며, 정부의 이미지도 제고될 전망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경제 성과가 없으면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타임스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월 24~25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1%p, 95% 신뢰수준)에서 응답자들의 APEC 정상회의 기대가 높게 나타났다. 경주 북구룡성에서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는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연결, 혁신, 번영(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 Connect, Innovate, Prosper)'을 주제로 21개 회원국 지도자들이 모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컸다. 30%는 이 회담이 글로벌 무역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봤으며, 27%는 한미 관세 협상(미국 관세 15%, 3,500억 달러 투자)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18%는 한반도 안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주요 경제지도자회의를 건너뛰는 점을 들어 18%는 방문 의미가 약하다고 지적했으며, 보수층에서 이 비율이 25%로 높았다.
시진핑 방문은 41%가 '미국 견제와 중간 강대국 영향력 확대'로 해석했으나, 20%는 큰 의미 없다고 봤다. 한반도 긴장 완화 기대는 14%에 불과했다. APEC 회원국 영향력으로는 미국(71%), 한국(11%), 중국(8%) 순으로 꼽혔다.
정부 측면에서 58%가 이재명 행정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으나, 23%는 경제 성과 부재 시 '이벤트 외교'로 비쳐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진보층 80% 이상이 긍정적이었으나, 보수층 44%가 역효과를 우려했다.
경주 이미지 제고 기대는 85%로, 전통문화 홍보(28%), 지역 균형 발전(24%)이 주요 이점으로 꼽혔다. 인상 깊은 요소로는 경주 역사 유적(43%), 첨단 시설(25%), 한국 음식(15%)이 선정됐다. 외교적 위상 강화(25%), 문화 영향력(22%), 민주주의 회복(18%)도 기대됐다. 그러나 APEC에 대한 인지도는 41%만 '잘 안다'고 응답해 낮은 공공 인식도 드러났다.
경주는 실라 왕국 유적(유네스코 세계유산)과 AI 번역기, 자율 주행 셔틀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해 전통과 혁신을 선보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