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 핵보유국 인정으로 정책 전환하나

중국이 최근 무기 통제 백서에서 한반도 비핵화 언급을 생략하며 북한의 핵보유를 암묵적으로 수용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베이징의 워싱턴과의 전략적 경쟁을 우선시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 변화가 한반도 안보 상황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은 2005년 백서 업데이트 버전으로 무기 통제, 군축 및 비확산에 관한 새로운 백서를 발표했다. 이 문서에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공정하고 평화로운 해결을 강조했으나, 전통적으로 지지해온 '한반도 비핵화' 표현을 뺐다. 2005년 백서는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명시했으며, 2017년 아시아-태평양 안보 백서도 비핵화에 헌신한다고 밝혔다.

캐그니 국제평화기금의 자오 통 선임 연구원은 '베이징이 더 이상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을 입에 담지 못한다면, 이는 사실상 핵보유 북한의 수용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1년 반 동안 중국의 공식 성명과 문서에서 이 용어가 사라졌다고 분석하며, 평양의 압력에 베이징이 핵 문제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변화는 중국-북한 관계 개선 배경에서 나온다.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이징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양측은 국제 및 지역 사안에서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반면 2019년 시 주석의 평양 방문 시에는 한반도 비핵화에 긍정적 역할을 하겠다고 김 위원장에게 밝혔다.

자오 연구원은 이 결정이 미국과의 전략 경쟁을 우선하는 '더 넓은 재조정'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베이징의 평양 핵 억제 압박 능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핵 프로그램을 강화하며 모스크바에 무기와 병력을 제공하고 기술 지원을 받았다. 10월 평양 군사 퍼레이드에서 북한은 러시아 도움으로 개발된 것으로 보이는 고체연료 화성-20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선보였으며, 리창 중국 총리가 16년 만에 방북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한국 대통령의 비핵화 대화 제안을 거부하며, 핵보유국 인정 없이는 협상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랜드연구소의 티모시 히스 선임 연구원은 중국의 전환이 러시아의 북한 핵 지원으로 인한 실용적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허드슨연구소의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 안보 책임자는 중국의 태도가 미국의 확장 억제 강화에 대한 '미묘한 항의'라고 봤다.

새 백서는 핵 공유와 확장 억제를 반대하며, 특정 국가의 무기 확대를 비판했다. 10월 미국은 한국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으며, 이는 비핵화 전통에서 벗어난 움직임이다. 한국외대 중국학 교수 강준영은 이 백서가 한반도 비핵화 달성이 '어렵다'는 간접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북한도 2021년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발표했으며, 최근 조선소 방문으로 실현 가능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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