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4월 1일부터 시작되는 2026 회계연도 첫 11일간의 운영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3월 27일 8조 5,600억 엔 규모의 잠정 예산안을 승인했다. 이는 앞서 이달 초 중의원을 통과한 122조 3,100억 엔 규모의 본예산안에 대한 참의원 심의가 지연된 데 따른 것이다. 여야의 지지로 이루어진 이번 잠정 예산 조치는 11년 만에 처음이며, 3월 30일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의원이 지난 3월 14일 토론 단축에 반발하는 야당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122조 3,100억 엔 규모의 본예산안을 처리했으나, 타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연립 여당이 과반을 점하지 못한 248석 규모의 참의원에서는 심의가 중단된 상태다.
참의원 내 최대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잠정 예산안 없이는 심의 절차를 막겠다고 위협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월 31일 회계연도 종료를 앞둔 3월 25일 잠정 예산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타카이치 총리가 2월 8일 중의원을 해산한 이후 여당은 465석 규모의 중의원에서 350석에 달하는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참의원에서는 이와 같은 신속한 처리가 불가능하다.
잠정 예산안의 주요 항목은 지방 교부금 5조 1,000억 엔, 사회보장비(연금, 복지) 2조 8,000억 엔, 사립 고등학교 수업료 지원 477억 엔, 초등학교 급식비 149억 엔 등이다.
본예산안은 중의원 통과 30일 후인 4월 11일까지 참의원이 의결하지 않으면 자동 성립되며, 잠정 예산은 본예산이 승인되면 효력이 상실된다.
소피아 대학교의 나카노 코이치 교수는 이를 두고 '타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처음으로 타협을 강요받게 된 징후'라고 평가했다. 도시샤 대학교의 요시다 토루 교수는 당내 소통 부족으로 인해 타카이치 총리의 하향식 국정 운영 방식에 한계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직전 잠정 예산안은 아베 신조 총리 시절인 2014년 선거로 인해 2015 회계연도 예산이 지연되었을 때 편성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