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아세안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는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다. 그는 초국경 범죄 대응 협력을 강조하며, 한국반도 평화 구상을 공유했다. 이는 취임 후 첫 아세안 참석으로, 지역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쿠알라룸푸르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CSP 비전'을 제시했다. 국가안보실장 위성락에 따르면, 이는 아세안의 최고 수준 동반자 관계 틀을 기반으로 한국을 청년 지원 '기여자', 성장과 혁신 '도약대', 평화와 안정 '파트너'로 위치짓는 내용이다. 작년 맺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SP)를 심화하기 위한 것으로, 2029년 한-아세안 외교 40주년을 맞아 특별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초국경 범죄, 특히 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을 강조했다. 캄보디아 사기 센터에 유인된 한국 대학생의 고문 및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법치가 약한 국경 지역에서 조직 범죄가 확산되고 있으며, 불행히 많은 젊은이들이 초국경 범죄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국가경찰청이 아세안 경찰수장회의(ASEANAPOL)와 협력해 범죄 허브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이 비전 하에 상호 방문객을 연 1,500만 명으로 확대하고, 양자 무역을 3,000억 달러로 키우며, 해양 안보와 재난 구호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한국반도 평화를 위한 'END' 이니셔티브(교류, 정상화, 비핵화)를 공유해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를 모색했다. 이는 유엔 총회에서 처음 발표된 구상으로, 남북 관계 개선을 목표로 한다.
회의 틈새에서 캄보디아 훈 마넛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훈 총리는 한국 학생 사망 사건에 대해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조의를 표하고, "단일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지역 협력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국민의 민감한 반응을 언급하며 캄보디아 당국의 협조에 감사했다. 두 정상은 양국 교류 확대와 한국의 개발 모델 공유를 논의했다.
또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회담해 양자 관계 강화를 모색했다. 이후 아세안+3(한국·일본·중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지역 협력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쿠알라룸푸르 도착 후 재외동포와 만나 해외 국민 권익 보호를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