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기술자 고마쓰 신이치의 제2차 세계대전 일기에 담긴 스케치와 글의 사본이 마닐라 아얄라 박물관에 전시된다. 8월 1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해당 자료가 일본 밖에서 공개되는 첫 번째 사례이다.
아얄라 박물관에 따르면 1975년 상업적으로 출간된 '료진 닛키(Ryojin Nikki)' 일기는 국적과 시대를 넘어 전쟁의 복잡성과 전쟁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람객들이 성찰하도록 기획되었다. 토요일 오후 마카티의 박물관에서 열린 대담에서 일기 저자의 손자인 고마쓰 시코(50)는 이 작품이 글과 그림을 모두 담고 있어 매우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일기가 사람들이 과거로부터 배우고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고마쓰 신이치는 1944년 3월 식물을 이용한 대체 연료 생산에 대한 기술 지도를 위해 필리핀으로 파견되었다. 그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네그로스섬에 주둔하다 전쟁포로가 되었다. 그의 일기에는 정글에서 먹었던 음식과 일본군 및 미군 병사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전쟁의 고난과 인간적인 친절함이 모두 묘사되어 있다. 일본학을 전공하는 필리핀 교수 칼 쳉 추아는 이번 전시를 위해 일기를 마닐라로 들여오는 작업을 주도했다. 그는 엘피디오 키리노 대통령이 1953년 일본인 전범들을 사면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미래 세대를 위해 전쟁의 증오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