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ICC) 항소재판부는 2026년 4월 22일, 로마 규정 탈퇴를 근거로 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관할권 관련 항소 사유 4가지를 모두 기각했다. 이번 결정으로 4월 28일로 예상되는 재판 회부 여부 결정이 예비심리재판부의 몫으로 넘어갔다. 헤이그에 모인 두테르테 지지자와 반대자들은 각자의 활동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ICC 항소재판부는 2026년 4월 22일, 다수결을 통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항소를 기각했다. 루스 델 카르멘 이바녜스 카란사 재판장은 로마 규정 제12조 2항과 제127조 2항의 해석을 포함한 4가지 항소 사유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에는 도모코 아카네, 솔로미 발룬기 보사, 고차 로르드키파니제, 에르데네발수렌 담딘 판사가 참여했다. 이번 판결은 필리핀이 2019년 로마 규정을 탈퇴하기 이전에 발생한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ICC가 관할권을 가진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필스타(Philstar)는 항소 사유를 다음과 같이 상세히 보도했다. 첫째, 로마 규정 제127조 2항의 특별법(lex specialis) 적용 문제, 둘째, 예비 조사는 '검토 중인 사안'이 아니라는 점, 셋째, '법원'의 정의에서 검찰청을 제외해야 한다는 점, 넷째, 규정의 목적과 취지였다. 재판부는 이 모든 사유를 기각했으나, 고차 로르드키파니제 판사는 두 번째 사유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ICC 밖에서는 '두테르테 책임 추궁 네트워크 유럽(Duterte Panagutin Network Europe)'이 집회를 열었다. 집회 소집자인 아이카이 엔리케스는 "국제법의 목적은 필리핀과 같은 국가들이 ICC에서 정의를 실현할 기회를 갖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알도 곤잘레스는 필리핀어로 "두테르테 정부 시절, 적법 절차 없는 살인이 정상화되었다"고 주장했다. 지지자들이 야유를 보내기도 했으나, 자넷 술리만은 "Laban pa rin. Ipagpatuloy pa rin natin(싸움은 계속된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두테르테의 수석 법률 고문 니콜라스 카우프만은 ICC의 "정치적 맥락"을 고려할 때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카우프만은 "우리는 확인 심리에서 주장했던 모든 내용을 고수하며, 결국 무죄 판결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측 변호인단은 재판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으나, 두테르테 본인은 여전히 ICC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