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27일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이전 요청을 보안 조치를 조건으로 승인했다. 이는 미국의 비관세 장벽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이전에는 국가 안보 이유로 거부됐던 바 있다.
한국 정부는 2026년 2월 27일 구글의 1:5,000 규모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이전을 보안 지침 준수를 조건으로 승인했다. 국토교통부는 외교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와의 회의 후 이 결정을 내렸다. 조건에는 민감 시설 마스킹, 정확한 좌표 노출 제한, 국내 서버를 통한 데이터 처리 등이 포함된다. 원시 데이터는 국내 파트너 데이터 센터에서 처리되며, 내비게이션 관련 데이터만 해외로 이전 가능하다. 등고선 등 민감 데이터는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다. 구글은 정부와 소통할 국내 담당자를 지정해야 한다.
이 결정은 2007년과 2016년의 이전 거부와 대조적이다. 구글은 2025년 2월 재신청하며 보안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구글 맵은 1:25,000 규모 공공 데이터와 항공·위성 이미지를 사용한다. 한국 규정상 상세 지도 데이터는 국내 서버에 저장해야 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러한 제한을 미국 디지털 서비스 기업에 대한 비관세 장벽으로 지적해왔다. 외교부 장관 조현은 USTR 제이미슨 그리어가 비관세 장벽 해결 없으면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의원들에게 밝혔다.
중앙대 위종현 교수는 "정부가 국가 안보 이유로 오랫동안 지연시켰으나, 최근 미국의 무역·관세 압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국내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운영자들은 공정한 경쟁 훼손 우려를 제기했다. 한국지리정보과학회는 10년간 8개 산업 부문에서 150조~197조 원의 누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등 경제적 이점을 고려했다. 연세대 김덕갑 교수는 "구글 맵 서비스 강화가 외국인 여행 편의를 높여 관광 수요를 서울 외 지역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 크리스 터너 부사장은 "오늘 결정 환영하며, 한국에 완전한 구글 맵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