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의 전설적인 배우 안성기가 74세 나이로 사망했다. 그는 지난 12월 30일 집에서 음식에 질식해 쓰러진 후 서울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월요일 오전 가족 곁에서 숨을 거뒀다. 혈액암 진단을 받은 2019년 이후 투병 생활을 이어오던 그는 14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하며 '국민 배우'로 불렸다.
안성기는 1952년생으로, 195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에서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하녀' (1960) 등에 출연하며 어린 시절 약 70편의 영화를 찍었고, 군 복무 후 1977년 '군인과 소녀들'로 복귀해 성인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그의 경력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주연으로 활약하며 절정에 달했다. '미저께 치인 작은 공' (1981), '고래사냥' (1984), '우리 청춘의 사랑스러운 시절' (1987), '칠수와 만수' (1988) 등의 히트작으로 '국민 배우'라는 애칭을 얻었다. 대표작으로는 '투캅스' (1993), '밀양'이 아닌 '숨바꼭질' (1999), '실미도' (2003) - 한국 영화 최초 1천만 관객 돌파 -, '라디오 스타' (2006), '한반도' (2006), '부러진 화살' (2011), '한산: 용의 출현' (2022), 마지막 작품 '노량: 죽음의 바다' (2023) 등이 있다.
안성기는 경력 동안 40개 이상의 연기상을 수상했으며, 1982년 백상예술대상과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2006년 '라디오 스타'로 박중훈과 함께 청룡영화상 최우수연기상을 공동 수상했다. 2013년 은관문화훈장, 2024년 국가예술원 회원으로 선정되는 등 영화 발전에 기여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등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2019년 혈액암 진단 후 2020년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재발했다. 2023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에 모습을 드러내며 활동 의지를 보였다. 2021년 인터뷰에서 "연기 외에 할 줄 아는 게 없다. 운명처럼 느껴진다"고 말한 바 있다. 2023년 인터뷰에서는 "올해 안에 나아질 것"이라며 팬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그는 유니세프 코리아 특별대표(1992)와 친선대사(1993)로 인도주의 활동도 펼쳤다. 유가족으로는 부인과 두 아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