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이 19일, 50년 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처형된 강을성 씨에게 사후 무죄 판결을 내렸다. 증거 부족을 이유로 한 이 판결은 박정희 정권 시절의 부당한 사법 처사를 바로잡는 최신 사례다. 대통령 이재명 씨는 이 지연된 정의에 유감을 표명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26년 1월 19일, 1976년 처형된 강을성 씨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죄를 선고했다. 강 씨는 1974년 군 정보 당국에 체포되어 고문을 당한 후, 북한 지시로 통일혁명당을 재건하려 했다는 혐의로 사형을 당했다. 이 지하 조직은 1968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남한 정보 기관에 의해 적발되어 해체된 바 있다.
법원은 북한에서 발행된 논문을 읽은 것만으로 반국가 활동을 찬양하거나 동조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과거 잘못이 바로잡혔으나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이미 발생했고, 너무 늦은 타이밍에 무기력감을 느낀다”며 “사법부가 국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데 대한 반성으로 이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유가족에게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검찰은 재심에서 무죄를 구형하며 원래 재판의 절차적 진실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피고와 유가족에게 사과하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항소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강 씨의 장녀 진옥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방부가 자의적으로 사건을 처리했기 때문에 사법부뿐 아니라 국방부로부터도 사과를 받아야 한다”며 “53년간 싸워왔고, 즉시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X(트위터)에 “경찰, 검찰, 판사들의 책임은 무엇인가?”라며 지연된 정의를 비판했다. 그는 “뼈도 이미 흩어진 지금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덧붙이며, 유사한 불의가 여전히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1970~80년대 반공 보안 사건 피해자들의 재심 시리즈 중 다섯 번째로, 네 명의 다른 피고인도 사후 무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