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지도자들이 2025년 경주 정상회의에서 '경주 선언'을 채택하며, 문화·창조 산업을 지역 성장 동력으로 처음 인정했다. 선언은 무역·투자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으나, 세계무역기구(WTO) 중심 다자간 무역 체제를 언급하지 않아 관심을 모았다. 한국의 주도로 AI와 인구 변화 대응도 강조됐다.
2025년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대한민국 경주에서 열린 APEC 경제지도자회의에서 21개 회원국 지도자들이 '경주 선언'을 합의 채택했다. 선언은 '지속 가능한 내일을 구축한다'는 주제 아래 연결(Connect), 혁신(Innovate), 번영(Prosper)이라는 세 우선순위를 중심으로 지역 경제 협력을 강조한다.
이 선언에서 문화·창조 산업(CCIs)의 경제 성장 기여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문화·창조 산업(CCIs)의 긍정적 기여를 인정하며... 아시아태평양 회원국 간 상호 이해와 존중을 촉진하는 역할"이라고 명시됐다. 한국 대통령실은 이를 한국의 주도로 'K-컬처'를 지역 성장 동력으로 승진시키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AI 발전이 문화 생산·소비를 촉진할 것이라는 점도 언급됐다.
무역·투자 부분에서는 "견고한 무역과 투자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과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재확인했으나, 2021~2024년 선언에서 포함됐던 WTO 중심 다자간 무역 체제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 정책과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한 견해 차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회원국 합의가 필요한 선언에서 무역 챕터 포함 여부에 의견 차이가 있었으나, 이재명 대통령은 "순조로운 합의가 도출됐다"고 밝혔다.
한국 주도의 AI 이니셔티브와 인구 변화 대응 프레임워크도 별도 채택됐다. AI는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인구 변화는 저출산·고령화 대처를 위한 협력을 촉구한다. 선언은 공급망 강화, MSME 지원, 에너지 안보, 식량 안보 등도 다루며, 지역 협력을 통해 도전을 극복할 것을 다짐했다.
경주 선언은 APEC의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을 지향하며, 2026년 중국 등 미래 개최국을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