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과 미국은 16일 서울에서 북한 정책에 대한 새로운 협의체의 첫 회의를 열었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외교부 주도로 진행됐으나 통일부가 참여를 거부하며 부처 간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양국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모색하지만, 평양의 반응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남한과 미국의 북한 정책 협의체 첫 회의가 열렸다. 외교부 외교전략·정보 차관 정연두와 미국의 케빈 김駐韓 대사가 주도한 이 모임에는 양국 국방 당국자도 참석했다. 공식 명칭은 '한미 공동 사실시트 후속 논의'로, 이재명 정부가 6월 취임한 이래 처음 출범한 양자 협의 메커니즘이다.
이 협의체는 지난 10월 29일 경주에서 열린 이재명-트럼프 정상회담의 공동 사실시트 후속 조치로, 안보·무역·북한 관련 협력을 다룬다. 남한은 내년 북한 정책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이 채널을 정기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통일부는 전날 외교부 주도 논의에서 불참을 선언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익명을 조건으로 "미국 서울 대사관과 북한 정책에 대해 빈번히 소통하며, 필요 시 국무부와도 접촉할 수 있다"며, "한반도 평화라는 공통 목표를 공유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법적으로 남북 관계를 관장하는 부처로서 주도권을 주장한다. 통일부 장관 정동영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및 북한 정책은 주권 문제"라며, 통일부가 미국과의 주요 협의 상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2018-2021년 문재인 정부 시기 '워킹그룹' 경험에서 비롯된 우려로, 당시 협의가 제재 준수를 강조하며 남북 평화 노력을 저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외교부는 외교적 성격을 이유로 주도했으나, 국가안보실장 위성락은 NSC를 통해 정책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부처 간 마찰을 인지하고 있으며, NSC에서 광범위한 논의를 통해 정부의 통합된 목소리를 내겠다"고 위 실장은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 갈등은 남한의 대북 접근에서 외교적·통일적 관점을 조화시키는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