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 북미 정상회담 준비 징후를 포착했으나 회담은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은 내년 3월 한미 군사훈련 이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는 비공개 국정원 국감에서 전달된 내용이다.
국가정보원(NIS)은 4일 국회 정보위원회를 통해 북한이 APEC 회의 기간(지난주 경주)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한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참석 전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 의사를 밝혔으나, 북한은 트럼프가 10월 31일 한국을 떠나기 전 응답하지 않았다.
야당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APEC 기간 북미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준비한 것이 확인됐다"며, 평양이 미국 행정부 실무자들의 대북 입장을 분석했다고 전했다. NIS는 김정은 위원장이 9월 말부터 핵무장 언급을 자제하고 조건부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점을 들어 대화 의지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NIS는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의 대화 의지가 있으며, 조건이 충족되면 미국과 교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북한은 워싱턴의 고위 인사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 중이다. 또한, 10월 트럼프 아시아 순방 기간 최선희 외무상 파견 여부를 마지막까지 검토한 흔적이 포착됐다.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NIS가 3월 한미 합동군사훈련 후 정상회담 추진을 예상하며, 북한의 러시아·중국 관계를 활용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했다. 다만 NIS는 3월을 '전환점'으로 봤을 뿐, 그 달 회담을 구체적으로 제안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NIS는 9월부터 5천명 규모의 북한 건설병이 러시아로 이동해 인프라 재건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에 1만명 병력이 감시 임무를 수행 중이며, 1천명 군공병이 지뢰 제거에 동원됐다.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에는 큰 문제 없으며, 휴식 심박수가 분당 80회 정도로 고혈압 위험이 줄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딸 주애는 올해 처음 외교 행사에 참석하며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