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화는 금융 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불구하고 4분기 동안 달러 대비 3.3% 하락하며 세계 42개 통화 중 5위 약세를 기록했다. 24일 개입으로 원화는 33.8원 상승하며 1,449.8원에 마감, 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그러나 해외 투자 유출과 외국인 주식 매도로 약세 요인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 원화는 2025년 4분기 들어 미국 달러 대비 3.3% 하락하며 세계 42개 통화 중 5번째로 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페소(6.8%), 일본 엔(5.1%), 브라질 헤알(3.7%), 대만 달러(3.3%)에 이어 원화가 뒤를 이었다. 이는 금융 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것이다.
24일(수) 외환 당국은 원화 약세를 경고하며 시장에 '강력한 정책 실행' 의지를 밝혔다. 이에 원화는 장 초반 1,484.9원에서 급반등해 1,449.8원에 마감하며 3년여 만에 최대 상승(33.8원)을 기록했다. 이는 11월 6일 이후 최강 수준이다. 이전 이틀간 1,480원대에 머물렀던 환율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이 수준을 이틀 연속 유지한 바 있다.
약세 원인으로는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도, 국민연금공단(NPS)과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증가, 달러 강세 베팅 파생상품 활성화가 꼽힌다. NPS는 올해 해외 자산에 70조원을 추가해 총 771조원(자산 58%)으로 늘렸고, 기업들의 해외 이익 유보금은 78억 달러(40.2% 증가),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에 320억 달러 순매수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화 실효환율 지수는 지난달 87.05로, 2009년(85.47)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이는 수출 경쟁력 강화 요인이나 수입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신한은행 백석현 경제연구원은 "국내 주식 시장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지 않으면 원화 약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임환열 연구원은 "외환 당국이 더 강력한 방어 태세를 취해야 하며, 달러 자금의 국내 주식 유입이 확인될 때까지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해외 투자 자금의 국내 유치를 위한 세제 혜택을 도입하고 NPS의 통화 헤징을 강화할 계획이다. 달러 인덱스는 97~98 사이로 유지되며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원화는 압력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