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담을 갖고, 워싱턴과 평양 간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의 北 특사 파견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회담에서 쿠팡의 대규모 고객 데이터 유출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도 논의됐으며, 양측은 이를 둘러싼 오해가 없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이는 김 총리의 총리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50분간 회담을 가졌다. 김 총리는 밴스가 北 외교에 대한 조언을 요청한 가운데, "현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만이 北과의 관계를 개선할 의지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사 파견, 누가 되든 北에 관계 개선 의지를 표현하는 접근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의 北 특사 파견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김 총리는 최적의 특사 후보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가 있지만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는 1990년대 초 한국 정부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특사로 제안한 사례를 언급하며 설명했다.
회담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4월 중국 방문 시 김정은 北 지도자와의 회담 가능성에 대한 추측이 있다. 트럼프는 1기 집권 당시 김정은과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하노이, 2019년 판문점에서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北이 모스크바와 베이징과의 협력을 심화시키는 가운데 워싱턴의 대화 제안에 응할지 불확실하다.
또한 양측은 쿠팡의 고객 데이터 유출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 조사를 논의했다. 약 3,370만 명의 고객이 영향을 받은 이 사건에서 쿠팡은 가해자가 3,000개 계정에만 접근했다고 주장한다. 22일 두 명의 미국 투자자가 서울에 중재 청구 의사를 통보하고 미국 정부 조사를 요청한 직후였다. 밴스는 "오해가 없도록 잘 관리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김 총리는 이에 동의하고 한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 없음을 명확히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주장한 "마피아 소탕 같은 결의" 발언을 부인하며 성명서를 전달했다. "한 기업의 로비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한미 관계는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와 밴스는 강화된 소통을 위한 '핫라인' 유지에 합의했으며, 김 총리는 밴스에게 서울 방문을 공식 초대했다. 이 회담은 김 총리의 5일간 미국 순방 2일째로, 1980년대 후반 민주화 이후 한국 총리의 단독 미국 방문으로는 처음이다.